제목 : 프리미어 리그
매체 : 매일경제
게시일자 : 201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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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우리 주변에는 하필 감당하기 어려운 이웃만 있나"라고 한탄한다. 북한은 차치하고 세계 제일의 인구 대국이자 2대 경제 강국인 중국, 가장 큰 영토의 러시아, 3위 경제 대국 일본이 지리적 이웃이고 세계 제일의 경제ㆍ군사 강국인 미국은 동맹국으로 사실상 이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다.
그렇지만 뒤집어보면 우리는 그야말로 세계 일류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는 혜택을 입고 있다. 축구로 말하면 프리미어 리그에 속한 격이다. 우리는 여러 객관적 조건에서 월등히 앞서는 이웃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일본이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다른 나라는 못한다. 일류 국가들과 함께 있어서 생각이나 행동이 그들을 닮아 가는 것이다. `참새가 황새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진짜 황새도 될 수 있는 프리미어급 환경에 있는 것이다. 물론 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마음이 현실을 앞서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아쉽게 여기는 것이 또한 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정도 경제 발전을 하면서 사람 이외에 변변한 자원이 없는 나라는 드물다. 나라에 자원이 많은 것은 축복이다. 그러나 진정한 축복은 많은 자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가 근무한 나라 중에는 자원 부국도 많았다. 자원을 규모 있게 잘 쓰는 경우도 있었지만 오히려 자원이 나태나 부패를 조장하고, 분쟁의 불씨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자원이 축복이 아닌 저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금수강산 이외는 국민 각자의 경쟁력만이 자원인 우리는 역설적으로 축복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경이 성공을 만든다`는 말처럼 우리의 발전은 어려운 지정학적 환경과 자원 빈곤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평화 통일로 지정학적 환경을 바꾸고 동북아 중심에 있는 입지를 살려 이 지역 프리미어 리그 정규 멤버로 발돋움할 수 있는 미래가 있다.
마침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 주제인 여수 엑스포가 개막해 바다가 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워준다. 우리 바다는 가스, 석유와는 인연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 경영의 보고이자 넓은 세상과 연결해주는 바다를 삼면에 끼고 있는 우리는 분명히 축복받은 민족이다.